KBS 2TV 다큐멘터리형 예능 방송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를 통해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마에스트라 장한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들도 아는 그녀가 최근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의 1회부터 3회까지에 등장하면서 다시금 대중적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장한나는 <무릎팍도사>나 <유퀴즈온 더블록> 등의 예능에 출연해서 유쾌한 웃음과 통통 튀는 매력으로 매우 친숙함을 가진 클래식 음악가입니다. 예능 방송을 통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지만 그녀는 이제 세계적 마에스트라로 우뚝 선 예술계 K-피플의 대명사입니다.


요랬던 귀여운 꼬마 소녀 첼리스트 장한나(왼쪽 사진)가 이제는 월드클래스급 마에스트라가 되었습니다(오른쪽 사진).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에서는 그녀의 뉴욕에서의 일상, 음악에 미쳐 있는 루틴,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연주회를 준비하는 모습, 마침내 전석 매진의 기립박수 커튼콜로 연주회를 마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 줍니다.
크레이지 함으로써 리치가 된 K-피플을 찾아 소개한다는 방송의 기획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찾아낸 것 같네요. 장한나에 대한 개인적 애정과 관심이 깔린 뇌피셜이지만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진정한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임은 분명할 겁니다.
앞서 크레이지하고 리치한 마에스트라 장한나에 관한 방송 내용을 다루었는데요. 이제 대한민국 예술계의 보석이 된 장한나를 소개하는 글로 마무리합니다.
🎻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소녀 첼리스트
장한나는 1982년 수원에서 태어나 6살부터 첼로를 배웠는데요. 그 나이에 첼로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많죠. 그러나 장한나는 1994년 10월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쿨에서 전 세계 100명이 넘는 참가자들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였는데요. 그녀의 나이 만 11세였으니 그야말로 혜성같이 우리 클래식 음악계에 등장한 겁니다.



장한나는 다른 영재 연주자들처럼 줄리어드 음대로 진학하죠.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아카데미 등 세계적 명성의 음악 교육기관을 거치며 음악적 기반을 차곡차곡 쌓아가던 어린 소녀는 하버드대학교 철학과에도 진학합니다. 이건 단순히 하버드대학교라는 명문대 진학의 의미를 넘어 그녀가 세계적 마에스트라로 진화한 음악적 깊이 외에 철학적, 인문학적 내공을 더해준 계기라서 더욱 뜻깊은 횡보입니다.
어린 나이에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등장한 그녀는 세계적 음반회사인 데카(Decca)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수많은 명반을 발매하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 밀려 사라진 카세트테입이나 CD가 대세이던 시절에 클래식에 별로 관심 없을 법한 사람들의 집에도 장한나의 카세트테입이나 CD가 있는 걸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장한나는 세계적 음악가이면서도 우리에게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음악가임을 반증하는 것이겠죠.
🎼 월드클래스 마에스트라로 변신하다
천재 소녀 첼리스트로 깜짝 등장한 장한나는 2007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지휘자로 데뷔하여 우리에게 또 한 번 신선함을 주었죠. 1982년생이니 지휘자 데뷔가 25살때인 거예요. 신선함을 넘어 충격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셈입니다. 첼로라는 한 악기의 세계에 갇히기에는 그녀의 음악적 재능과 깊이가 너무 컸던 걸까요. 아마 하버드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과정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처럼 장한나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면서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지를 돌며 세계적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해 나갑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도쿄 심포니 등과 협연하면서 월드클래스급 지휘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죠.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방송된 현재는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방송의 1회부터 3회를 통해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그녀가 왜 천재이며 세계적 마에스트라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냥 음악에 미쳐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에서의 연주회를 위해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84명의 단원들과 연습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의 천재성 외에 인간미까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죠.
그녀는 연습 과정에서 실수하는 단원들에게 격려를 주고 칭찬을 아까지 않는 소통방식을 보여 주면서도 음악에 관한 한 날카로운 분석을 놓치지는 않습니다. 그야말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탁월한 리더쉽을 보여 주는 것이죠.
함부르크 심포니의 단원들도 자신의 악기 분야에서는 내놓으라 하는 연주자들일텐데 지휘자 장한나에 대한 존경과 애정은 정말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음악적 섬세함과 날카로움에 인간적 아름다움이 더해지면서 84명의 대규모 단원들을 이끄는 마에스트라가 된 거겠죠.
마에스트라 장한나의 지휘는 매우 지적이면서 또한 감성적입니다. 지휘자 단상에 올라서서 지휘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로 음악에 빠져드는 그녀의 얼굴과 표정에서는 그녀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몰입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남성 중심 마에스토로(남성 지휘자)가 넘쳐나는 클래식 음악 지휘자 계보에서 그녀가 유난히 도드라지는 이유는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여서만은 아닐 겁니다. 여성 섬세함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그녀는 그냥 음악에 미친 천재 음악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월클 지휘자가 된 것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네요.
🎶 장한나가 사랑한 구스타프 말러
장한나의 구스타프 말러에 대한 사랑은 매우 유명하죠.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1회에 뉴욕 대저택 거실을 보면 여러 음악가들의 초상화를 걸어 두었는데 그중 말러의 초상화를 유난히 애정 넘치게 소개합니다.
연주회 준비를 위해 독일로 간 장한나는 함부르크에 갈 때면 항상 말러를 기리는 건물의 동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네요. 카페에서는 말러가 좋아했다는 디저트를 시키고는 아르바이트 중인 어린 여직원에게 말러를 아냐고 묻고는 모른다고 하자 마치 자기 애인 자랑을 하듯 열심히 설명합니다. 말러의 이름을 딴 거리의 이정표 앞에서도 꼭 셀카를 남긴답니다.
이 정도면 같은 음악가로서의 존경이나 오마주를 넘어 그냥 말러에 미친 지독한 사랑꾼이라고 해도 될 정도군요. 낭만과 현대의 경계에 선 작곡가 말러는 어떤 음악가이길래 장마에가 그토록 빠져 있는 걸까요.



구스타프 말러는 오스티라의 출신으로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입니다. 생전에는 주로 지휘자로 활동했지만 사후에는 그가 남긴 교향곡들의 재발견을 통해 20세기 교향악의 기틀을 세운 작곡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답니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규모, 깊이, 상징, 감성의 여러 방면에서 그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로 "우주의 소리"라는 극찬을 받습니다. 교향곡 1번 거인(젊은 날의 열정과 방황), 2번 부활(죽음 이후의 구원과 부활), 9번(죽음 앞의 고요한 산책) 등이 있습니다.
말러의 교향곡 5번이 그의 대표작인데 그 중 4악장 아다지에토 (Adagietto)는 사랑과 슬픔, 절제와 고통이 어우러진 말러의 음악세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대곡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3회 방송에서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장면도 나왔는데요. 한 곡에 80분짜리 대곡을 지휘하여 성공적으로 전석 매진의 연주회를 마치고 전원 기립박수의 커튼콜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정말 거장이 되었구나 느낄 수 있었네요.
말러의 음악세계는 단순한 음악적 선율을 넘어 깊은 존재론적 고뇌와 감정의 융화를 함께 담고 있다지만 평범한 클래식 애호가로서는 그 깊이를 이해하기는 어렵네요. 다만 마에스트라 장한나가 오케스트라를 통해 전달해 주는 말러의 음악에 그냥 젖어 보면 될 것 같나요. 장마에의 말러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사랑을 담은 연주회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보렵니다.